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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글쓰기] '에의'에서 '의'를 빼자

글을 읽다 보면 거슬리는 말들이 있다. 그중에서 특별히 거슬리는 말 중 하나가 아무 때나 막 들어가 있는 '의'이다. 조사 뒤에 붙어 있는 '의'는 거의 다 문제가 있는 '의'이다. 일본식 표기인데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다. 이 '의'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책 제목으로 쓸 때가 많기 때문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에의'를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에의 : 앞말이 처소나 시간, 대상의 부사어임을 나타내는 격 조사 ‘에’를 관형어로 나타내는 격 조사. 격 조사 ‘에’와 격 조사 ‘의’가 결합한 말이다. - 만찬회에의 초대. - 어린이들은 내일에의 희망이다. - 해외 시장에의 진출이 앞당겨질 것 같다. '에의'가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려 있기 때문에 이 말 자체가 틀린 말은 아니다. '에의'라는 표현은 주로 글말에..

[단어선택] 처하다/놓이다/빠지다

'처하다'는 동사는 우리말일까? 왠지 우리말일 것도 같은 동사이다. 그러나 '처하다'(處하다)는 중국글자말인 '곳 처'處에 우리말 '하다'가 더해진 말이다. 생각해 보면 참 이상한 말이다. 어떤 장소에 있다는 뜻도 아니고 있도록 된다는 의미로 '하다'가 붙은 것 같은데 어쩌다 보니 만들어진 말이 아닐까 싶다. 이런 식의 동사가 꽤 많이 있다. 중국글자로 된 명사에 '하다'가 붙어서 동사가 된 단어가 많이 있는데 할 수만 있다면 순우리말로 바꾸어서 말하면 좋겠다. 단지 우리말을 쓰자고 그러는 것은 아니고 첫 번째 이유는 중국글자는 음만 가지고는 정확한 뜻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좋은 우리말이 있는데도 유식한 척하기 위해서 중국글자말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면 중국글자말 대신 우리말..

[단어선택] 접하다 vs. 만나다/읽다/보다/듣다/맞닿다

'접하다'라는 단어는 자주 쓸 수 있는 단어이다. 여러 가지 뜻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매우 편리한 단어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온 접하다의 뜻은 모두 다섯 가지이다. 1.1. 소식이나 명령 따위를 듣거나 받다. 1.2. 귀신을 받아들여 신통력을 가지다. 2.1. 이어서 닿다. 2.2. 가까이 대하다. 2.3. 『수학』 직선 또는 곡선이 다른 곡선과 한 점에서 만나다. 또는 직선, 평면, 곡면이 다른 곡면과 한 점에서 만나다. 나는 '접하다'라는 단어를 쓸 때 항상 2.3. 을 생각했다. 서로 다른 두 개가 완전히 겹쳐지는 것은 아니고 따로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니고 한 점에서 만나는 정도의 거리를 갖고 있는 상태를 생각하면서 '접하다'라는 단어를 썼다. 아마도 수학 문제를 많이 풀어서 그런 생각을 하게 ..

[단어선택] 세계/세상_세상은 세계보다 더 크다

세계와 세상은 참 비슷한 의미를 가진 단어입니다. 구별하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단어들을 쓰다 보면 어떤 곳은 세계라는 말이 어울리고 어떤 곳에는 세상이라는 말이 어울립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면 세계와 세상의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세계世界 「1」 지구상의 모든 나라. 또는 인류 사회 전체. 「2」 집단적 범위를 지닌 특정 사회나 영역. 「3」 대상이나 현상의 모든 범위. 세상世上 「1」 사람이 살고 있는 모든 사회를 통틀어 이르는 말 「2」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기간. 또는 그 기간의 삶. 「3」 어떤 개인이나 단체가 마음대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나 공간. 예문을 가지고 생각해 봅시다. 표준국어대사전의 '세계'에 나와 있는 예문입니다. 1. 세계 10대 문화 유적. 2. 세계 ..

[단어선택] 저해/방해_방해하지 마!

글을 쓰다 보면 습관적으로 쓰게 됩니다. 단어의 뜻을 잘 모른 채 쓸 때가 많습니다. 단어들을 자꾸 같이 쓰다 보면 두 단어를 같이 쓰는 것이 어울리는 것 같은데 왜 그런지는 모르는 경우가 많죠. 예를 들어, "공부할 때 방해하지 마"라는 말은 매우 적절한 표현입니다. "공부할 때 저해하지 마"라고 말한다면 어색하죠. 또 다른 예로 "자유를 저해하는"이라는 표현은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자유를 방해하는"이라는 표현은 어떤가요? 이것 역시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그렇다면 저해와 방해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저해하다( 沮害하다) : 막아서 못 하도록 해치다. 창의력 계발을 저해하다. 발전을 저해하다. 개인이건 민족이건 생존을 저해하고 압박하는 것은 죄악이며, 근본적으로 부조리다.≪박경리, 토지≫ - 표준국어대..

귓등?귀뜸?귀띔? 헷갈리는 단어들

안녕하세요~글쓰기교실 포스팅이 너무 오래간만이네요~~~ (조금 반성하면서^^;) 알쏭달쏭한 단어를 만나서 제대로 알기 위해 글을 작성해봅니다^^ 아이들과 함께 편을 나누어 보드게임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승리를 목표로 게임을 이기는 방법이나 전략들을 게임중간중간에 아이들에게 알려주기도 하거든요~ 그럴 때 "자! 내가 미리 귀뜸해주는 거야. 다음 차례엔 이렇게~저렇게~해봐!"하고 말하곤 했었는데요~ 이 때 사용한 '귀뜸'이라는 단어가 귓등인지?귀뜸인지?귀띔이 맞는 단어인지? 갑자기 알쏭달쏭해지면서 헷갈리더라고요. 그동안은 '귀뜸'으로 사용하곤 했었는데........(살짝 불안해졌어요^^) 사전을 찾아보니 '상대편이 눈치로 알아차릴 수 있도록 미리 슬그머니 일깨워 주는 것'을 '귀띔'이라고 한다고 하..

[단어선택] 걱정, 근심, 염려 그리고 불안

세상살이에 걱정과 근심이 많습니다. 걱정과 근심은 정확하게 어떤 뜻일까요? 비슷한 말이기는 하지만 차이가 있습니다. 일단 걱정의 뜻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걱정 1. (기본 의미) 어떤 일이 잘못될까 불안해하며 속을 태움. 2. 아랫사람의 잘못을 나무라는 말. 걱정이 우리말인 것을 알 수 있고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뜻 말고도 아랫사람의 잘못을 나무라는 뜻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걱정의 기본 의미는 "어떤 일이 잘못될까 불안"해하는 마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근심 해결되지 않은 일 때문에 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함. 또는 그러한 마음. 근심의 뜻을 보면 걱정과 거의 비슷한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글자말일 것 같지만, 아닙니다. 우리말입니다. '마음 심'을 쓸 것 같은..

[단어의뜻] 별천지는 어떤 세상인가?

오늘 글을 쓰다가 '별천지'라는 단어가 생각나서 썼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궁금해지더라고요. 별천지는 어떤 세상인지. 사전을 찾아보았습니다. 별천지 [別天地] : 속세와는 달리 경치나 분위기가 아주 좋은 세상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저는 이제까지 '별천지' 하면 별star이 가득 차 있는 세상을 상상하면서 이 단어를 썼는데, 그 별이 아니었습니다. '별천지'의 '별'은 '다를 별'을 씁니다. 그러니까 '별천지'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보통 세상과는 완전히 구별되는 다른 세상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과 다르다면 좋은 의미로 다를 수도 있고 나쁜 의미로 다를 수도 있습니다. 별천지를 이루고 있는 중국글자만을 보면 천국도 별천지가 될 수 있고 지옥도 별천지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별천지는 ..

[오늘의문장] 배꼽이 터지도록_2022년 7월 17일

진영은 배꼽이 터지도록 밤하늘을 보고 웃고 싶었다. (박경리 "불신시대" 중에서) 미치도록 더울 것 같았던 날씨는 예상을 뒤엎고 그럭저럭 선방하고 있다. 누가 선방하고 있는지 그 주체는 잘 모르겠다. 지구가 그러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우리나라가 그러고 있는 것인지. 지구온난화가 가속되고 있다니까 날씨가 더워지는 것이 정상인 것 같기도 하고. 날씨가 더워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또 좀 불안하기도 하다. 뭔가 더 큰일이 생기는 것은 아닐지... 배꼽이 터지도록 웃는 것은 어떤 것일까? 숨을 못 쉴 정도로 웃었던 기억은 어렴풋하게 나는데 열심히 웃다가 배꼽이 터질 것 같다는 느낌을 가져본 적은 없다. 재밌는 표현이다. 배꼽이 터지도록 밤하늘을 보고 웃고 싶다.... 웃다가 배꼽이 터져서 죽고 싶다는 말인가?..

오늘의 문장 2022.07.17

[오늘의문장] 뚜왕_2022년 7월 14일

가마 속에서 갑자기 뚜왕! 뚜왕! 하고 독 튀는 소리가 울려 나왔다. (황순원 "독 짓는 늙은이" 중에서) 독 짓는 늙은이 송 영감이 독을 만들어서 가마에서 굽는데 그가 만든 독이 깨지는 소리를 황순원 작가은 "뚜왕"이라는 의성어로 표현했다. "뚜왕"이라는 말은 사전에 없는 말이다. 그런데 너무 잘 표현한 말이다. 진짜 커다란 독이 터질 때 나는 소리 같다. 아마 이 단어를 생각해내느라 고심했을 것 같다. 왜냐하면 이 장면은 매우 결정적인 장면이기 때문이다. "뚜왕"은 독 짓는 늙은이의 가슴에 대고 쏘는 총소리와 같은 것이다. 이 소리를 들으면서 송 영감은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독을 만들어 내다 팔아서 지금 발생한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려는 송 영감의 계획은 물거품으로 돌아간다. 뚜왕! 뚜왕! 소리를..

오늘의 문장 2022.07.14

[오늘의문장] 가냘픔과 슬픔_2022년 7월 12일

내가 만나는 모든 얼굴에 가냘픔과 슬픔의 빛이 깃들여 있노라. - 윌리엄 블레이크 - 지난 일요일에는 34도까지 온도가 올라가길래 이번 주는 과연 몇 도까지 올라갈 것인가, 하고 궁금했는데 예상과는 달리 오늘 최고 기온이 30도였다. 그리고 일기 예보에 따르면 앞으로 10일 간 최고 기온은 30도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요새는 일기 예보가 워낙 잘 틀려서 믿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아주 덥지 않다는 예보만으로도 숨이 좀 트이네. 윌리엄 블레이크는 흥미로운 사람이다. 그가 그린 그림도 그가 쓴 시도 예사롭지 않다. 그의 삶은 어땠을까? 자기 멋대로 살았을 것도 같고 삶을 즐겼던 사람인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이 시구는 좀 슬프네. 내가 만나는 모든 얼굴에 가냘픔과 슬픔의 빛이 있다... 그렇지. 웃고..

오늘의 문장 2022.07.12

[오늘의문장] 가을 맞잡이_2022년 7월 8일

본시 제주도의 기온이란 아무리 여름철 더운 고비라 하더라도 해가 기울기 시작하면 바다에서 시원한 기운이 풍겨와, 새벽녘 같은 때는 육지의 가을 맞잡이 되는 냉기가 몸에 스며들기도 하는 것이다. (황순원 "비바리" 중에서) 맞잡이라는 단어가 무슨 뜻인지 찾아보았다. 맞잡이: 서로 힘이나 가치가 대등한 것으로 여겨지는 사람이나 사물. "육지의 가을 맞잡이 되는 냉기"라는 표현이 눈에 들어왔다. 그렇지. 여름이니까 가을의 냉기는 아닐 테고. 육지와 제주도를 비교하면서 한여름 육지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 제주도로 오라고 손짓하는 문장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주도를 참 좋아한다. 나도 제주도를 좋아한다. 이국적인 풍경이 있고 깨끗한 바다가 있고 겨울에도 따뜻한 바람을 느낄 수 있는 제주도. 황순원의 "비바리"는 ..

오늘의 문장 2022.07.08

[오늘의문장] 테니스 남자_2022년 7월 6일

"스물일곱의 그는 지치고 피곤해 보임에도 옛날처럼 멋있고 시원한 옆얼굴을 하고 금방 테니스를 하고 들어온 사람처럼 매력이 있어 보였다." (배수아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 중에서) 낮 기온이 34도까지 올라갔던 것 같다. 확인을 해보진 않았지만 최근 최고 기온이 이 정도까지 올라갔고 오늘도 만만치 않았던 기온이었으니까 아마 34도는 되었을 것이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런 날씨에도 뛰어다닌다. 나도 어렸을 때는 이런 날씨에도 뛰어다닐 체력이 있었지만 지금은 숨쉬기도 힘들기 때문에 최대한 가만히 있으려고 한다. 움직여 봐야 기운만 빠진다. 땀 흘리는 남자,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땀 흘려 운동하는 남자의 매력이란 것이 정말 있는 것이구나, 하고 깨닫게 되는 문장이다. 금방 테니스를 하고 들어온 사람..

오늘의 문장 2022.07.06

[오늘의문장] 모닥불 소리_2022년 7월 5일

"모닥불은 그렇게 불타 소멸하는 자신보다 더 고통스러운 그들의 삶을 동정하듯이 계속 소리를 냈다." (막심 고리키 "2인조 도둑" 중에서) 모닥불은 좋은 느낌을 전달해 준다. 모닥불을 피우게 되는 상황은 어떤 상황일까? 보통은 여행 가서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아니면 멍하니 쳐다보고 싶어서 아니면 따뜻함이 필요해서 피울 것이다. 모닥불은 모닥불이 타는 모습이나 온기에 집중하게 되지 소리를 유심히 듣지는 않는데, 고리키는 소리를 열심히 들었네. 그 소리가 2인조 도둑을 동정하는 듯한 소리였을 것이라고 상상하면서. 고리키는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 유명한 작가인데 이제 보니 '귀'도 따뜻한 사람이네.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하나? 따뜻한 시선과 따뜻한 청각?

오늘의 문장 2022.07.05

[오늘의문장] 바보상자_2022년 7월 3일

"부엌에서 밥이 타는지 밖에서 개가 짖는지 티브이 수상기 속에 빨려 들어가 있는 노모를 방문 틈으로 들여다볼 때면 섬뜩한 느낌마저 들곤 했다. 마치 바보상자 속에 혼을 몽땅 빼앗기고 껍데기만 앉아 있는 광경을 목격한 것 같았다." (함정임, "병신 손가락" 중에서) 요새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동영상을 틀어 놓을 때가 많다. 동영상에서 사람들이 막 떠들고 있는 것을 듣고 있으면 시끄럽다는 생각도 하는데 끄면 또 적막함이 싫기도 하다. 혼자 있는 느낌이랄까. 왜 어르신들이 보지도 않는 텔레비전을 틀어놓고 사는지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다. 나도 점점 더 그렇게 될까? 바보상자에게 혼을 몽땅 빼앗기고 껍데기만 앉아 있는, 그런 사람이 될까? 노모는 티브이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티브이를 켜..

오늘의 문장 2022.07.04

[오늘의문장] 섬과 해_2022년 7월 2일

"저녁이면 먼 섬들이 박모 속으로 불려 가고, 아침에 떠오르는 해가 먼 섬부터 다시 세상에 돌려보내는 것이어서, 바다에서는 늘 먼 섬이 먼저 소멸하고 먼 섬이 먼저 떠올랐다." (김훈 "칼의 노래", 13) 오늘은 날씨가 무척 더웠다. 정오쯤에 몇십 분 정도 태양 아래서 돌아다녔는데 그 이후로 기운이 쭉 빠졌다. 뭔가 많이 먹으면 배부르고 힘든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그래서 더위를 먹는다는 말이 있을까? 위의 문장은 김훈 작가가 쓴 "칼의 노래"의 첫 번째 단락의 마지막 문장이다. 무슨 글이든 첫 번째 문장, 첫 번째 문단이 중요하다. 이 책의 첫 번째 문단은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동시에 과연 그러한가라는 의문이 든다. 바다에서는 먼 섬이 먼저 소멸하고 먼 섬이 먼저 떠오를까? 해가 지면 먼 섬이 먼..

오늘의 문장 2022.07.02

[오늘문장] 차갑게 금을 그었다_2022년 7월 1일

"그치지 않는 비와 나뭇잎에 부딪혀 쏟아지는 빗소리는 십일월 어느 날의 빗방울과 같이 나의 의식에 차갑게 금을 그었다." (함정임 "병신 손가락" 중에서) 지난 며칠간 비가 계속 오더니 오늘은 파란 하늘이 보인다. 역시 하늘은 파래야 어울린다. 그리고 흰구름이 뭉게뭉게 떠다닌다. 다음 주에는 태풍이 온다던데. 장마 뒤에 태풍이라. 뭔가 어색한 조합이다. 온다면 오는 것이지. 태풍이 어색함을 알게 무엇이랴. 가끔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 내 의식을 깨우는 경우가 있다. 의식에 차갑게 금을 긋는다. 빗소리에, 떨어지는 비에, 잠잠한 의식이 깨어나고 상처가 아파오기 시작한다면 요새 같은 장마엔 삶이 참 힘들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그런 게 뭐가 있을까? 내 의식에 차갑게 금을 긋는 것이 뭐가 있..

오늘의 문장 2022.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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