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오늘의문장] 뚜왕_2022년 7월 14일

그바람대표 2022. 7. 14. 22:38
가마 속에서 갑자기 뚜왕! 뚜왕! 하고 독 튀는 소리가 울려 나왔다. 
(황순원 "독 짓는 늙은이" 중에서)

 

 

독 짓는 늙은이 송 영감이 독을 만들어서 가마에서 굽는데 그가 만든 독이 깨지는 소리를 황순원 작가은 "뚜왕"이라는 의성어로 표현했다. "뚜왕"이라는 말은 사전에 없는 말이다. 그런데 너무 잘 표현한 말이다. 진짜 커다란 독이 터질 때 나는 소리 같다. 아마 이 단어를 생각해내느라 고심했을 것 같다. 왜냐하면 이 장면은 매우 결정적인 장면이기 때문이다. "뚜왕"은 독 짓는 늙은이의 가슴에 대고 쏘는 총소리와 같은 것이다. 이 소리를 들으면서 송 영감은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독을 만들어 내다 팔아서 지금 발생한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려는 송 영감의 계획은 물거품으로 돌아간다. 뚜왕! 뚜왕! 소리를 듣던 송 영감에게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다. "뚜왕"은 송 영감을 죽이는 소리였다. 활자로 책에 박혀 있는 "뚜왕"은 읽은 순간 귀에 들리는 듯했다. 

 

그런데 이렇게 의성어를 자기 마음대로 만들어도 되나? 갑자기 궁금했다. 의미가 잘 전달되면 성공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