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바람 글쓰기 교실

[바른글쓰기] '에의'에서 '의'를 빼자

그바람대표 2023. 2. 19. 06:17

글을 읽다 보면 거슬리는 말들이 있다. 그중에서 특별히 거슬리는 말 중 하나가 아무 때나 막 들어가 있는 '의'이다. 조사 뒤에 붙어 있는 '의'는 거의 다 문제가 있는 '의'이다. 일본식 표기인데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다. 이 '의'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책 제목으로 쓸 때가 많기 때문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에의'를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에의 : 앞말이 처소나 시간, 대상의 부사어임을 나타내는 격 조사 ‘에’를 관형어로 나타내는 격 조사. 격 조사 ‘에’와 격 조사 ‘의’가 결합한 말이다.

- 만찬회에의 초대.
- 어린이들은 내일에의 희망이다.
- 해외 시장에의 진출이 앞당겨질 것 같다.

 

'에의'가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려 있기 때문에 이 말 자체가 틀린 말은 아니다. '에의'라는 표현은 주로 글말에서만 나오는데 일본 강점기 시대에 지식인들이 일본식으로 글을 쓰면서 새로 생긴 말로 보인다. 일본식 표현이라고 무조건 쓰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 '에의'라는 표현은 일상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 말이다. 평상시에는 전혀 쓰지 않는데 뭔가 있어 보이려고 쓰는 말이다. 그런데 굳이 일본식 표현을 써야 할까?

 

둘째, 발음하기 어렵다. '의'라는 발음이 쉽지 않은 발음이다. 글로 쓸 때는 그래도 괜찮은데 발음하기 영 어렵다. 그래서 일상에서는 '에의'라는 표현은 삼가는 것이다.

 

셋째, '에의'는 게으른 표현이거나 군더더기 표현이다. 예를 들어 "희망에의 길"이라는 표현을 보면 희망과 길 사이의 관계를 '의' 하나로 표현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둘 사이의 관계를 '의' 하나로 표현하는 것은 게으른 표현이다. 희망으로 가는 길, 희망으로 향한 길, 희망을 주는 길, 희망으로 걷는 길, 희망을 가지고 걷는 길과 같이 여러 가지 표현이 가능한데 "희망에의 길"은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기 어렵다. "내일에의 희망"은 군더더기 표현이다. "내일의 희망"이라고 표현해도 뜻은 같다. 굳이 '에'를 붙일 이유가 없다. 

 

책 제목에 '에의'와 같은 표현이 많은 이유는 책 제목을 명사로 만들기 위해서이다. "과학에의 초대"가 그와 같은 경우이다. '의'를 빼려면 동사를 써야 한다. "과학으로 초대합니다"와 같은 문구로 만들면 '의'를 뺄 수 있다. 요새는 동사를 이용해서 책 제목을 정하는 경우도 꽤 있는데 예전에는 주로 다 명사로 책 제목을 만들었다. 특별히 학문적인 글은 더 명사를 선호한다. 명사로 책 제목을 정하려면 '의'를 써야 하는 일이 생긴다. 왜 동사 사용을 꺼려했을까? 

 

정리하면, '에의'는 틀린 말은 아니지만 가능하면 삼가야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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