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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면 먼 섬들이 박모 속으로 불려 가고, 아침에 떠오르는 해가 먼 섬부터 다시 세상에 돌려보내는 것이어서, 바다에서는 늘 먼 섬이 먼저 소멸하고 먼 섬이 먼저 떠올랐다." (김훈 "칼의 노래", 13)
오늘은 날씨가 무척 더웠다. 정오쯤에 몇십 분 정도 태양 아래서 돌아다녔는데 그 이후로 기운이 쭉 빠졌다. 뭔가 많이 먹으면 배부르고 힘든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그래서 더위를 먹는다는 말이 있을까?
위의 문장은 김훈 작가가 쓴 "칼의 노래"의 첫 번째 단락의 마지막 문장이다. 무슨 글이든 첫 번째 문장, 첫 번째 문단이 중요하다. 이 책의 첫 번째 문단은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동시에 과연 그러한가라는 의문이 든다. 바다에서는 먼 섬이 먼저 소멸하고 먼 섬이 먼저 떠오를까? 해가 지면 먼 섬이 먼저 소멸할 것 같다. 그러나 해가 뜰 때는 어떨까? 먼 섬이 먼저 보일까? 궁금했다. 아침에 해가 뜰 때 섬들이 보이는 바다를 유심히 본 사람이 아니라면 이런 표현을 할 수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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