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27

[단어선택]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와 '고맙습니다'는 같은 뜻을 지닌 단어입니다. 하지만 쓰임에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는 격식을 차리는 표현으로, '고맙습니다'는 격이 없이 좀 더 친밀한 사이에 쓰는 말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윗사람에게는 '감사합니다'가 더 어울린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용법이 옳다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감사합니다'가 '고맙습니다'보다 더 격식을 차린 공손한 표현이라고 사람들이 받아들이게 된 이유는 '감사합니다'가 중국글자말이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감사는 '느낄 감'에 '사례할 사'로 이루어진 중국글자입니다.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들이 중국글자말이나 일본글자말을 선호하면서 아무래도 '감사합니다'를 더 예의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던 것이겠지요. '고맙다'를 다음..

[단어선택] 모토, 슬로건, 좌우명

제 삶의 좌우명 중 하나는 '가늘고 길게'입니다. 좌우명이 무슨 말인지 한번 찾아보았습니다. 좌우명은 座右銘이더군요. '자리 좌', '오른 우', '새길 명'입니다. 오른쪽에 놓고 자신에게 새기는 말 정도로 이해를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번에 알아보고 처음 알았습니다. 좌우명, 좌우명 부르기만 했지, 실제로 무슨 뜻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했습니다. 좌좌명이 아니고 좌우명이 된 이유는 오른쪽이 올바른 쪽이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겠지요? 요새 같은 세상에서는 좌좌명이라고 해도 크게 이상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좌우명, 좌좌명, 좌전명, 좌후명 이런 식으로 마음대로 만들어도 되겠네요. 좌우명의 뜻을 정확하게 몰랐기 때문에 제가 주로 쓰는 단어는 모토나 슬로건이었습니다. 그런데 모토와 슬로건의 의미도 정확하게 ..

'률'과 '율'

1.대학 합격률이 정말 높다. 2.대학 합격율이 정말 높다. 어떤 것이 맞는 말일까요? 정답은 1번입니다. '합격률' '합격률'에서 '률'앞에 '격'이라는 말은 'ㄱ'받침이 있지요? 이처럼 받침이 있는 말 다음에는 '률'로 적어야하고, 받침이 없거나 'ㄴ'받침이 나오는 말 뒤에는 '율'로 적어야 합니다. 한번 예를 들어보자면요. 법률, 출석률, 성공률, 진학률 등 '률'앞에는 받침이 있고요. 비율, 실패율, 규율, 선율, 운율 등 받침이 아예 없거나 'ㄴ'받침이 나오는 경우(선율, 운율)에는 '율'을 사용했습니다. 예시를 적어보니 '법률'을 '법율'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은데 그동안 '합격률','성공률'은 저도 조금 헷갈리기도 했었네요. 그래도 이렇게 적어보면서 공부도 하니 이제는 쉽네..

[출판사일기] 리디북스의 문을 두드리다

요새 사람들은 책을 잘 읽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사람이 꽤 있었는데 요새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가끔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데요. 뭔가 되게 어색합니다. 저는 책을 손에 들고 있는데 사람들도 손에 하나씩 들고 있는 것이 있죠. 바로... 핸드폰. 요새 사람들은 책을 들고 다니지 않지만 핸드폰은 꼭 들고 다닙니다. 책을 잘 안 들고 다니니까 책을 사지도 않고요. 책을 안 사니까 안 들고 다니는 것인지, 아니면 책을 들고 다니기 싫으니까 책을 안 사는 것인지, 무엇이 먼저인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결론은 책을 안 산다는 것인데요. 그래도 사람들은 책을 읽어야 하는데요. 책이 꼭 필요합니다. 종이책을 안 사더라도 다행히 핸드폰으로도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언젠가는 ..

그바람 일기 2021.05.29

'칠칠하다'와 '칠칠치 못하다'

"칠칠맞게 그런 행동을 하고 다니니?" 라는 표현을 들어 보신 적 있으시죠? 저도 많이 들어보았고 사용했던 말 같아요. 그런데 "칠칠지 못하게 그런 행동을 하고 다니니?"라는 말도 자주 들어 본 것 같구요. 도대체 둘 중 무엇이 맞는 표현일까요? 국어사전을 찾아 보았습니다. '칠칠하다'는 '주접이 들지 아니하고 깨끗하고 단정하다.' 또는 '성질이나 일 처리가 반듯하고 야무지다'라는 뜻이네요. 그리고 이 말을 부정할 때에는 '못하다','않다'를 써서 '칠칠치 못하다', '칠칠하지 않다'라고 써야 합니다. 이번 맞춤법 포스팅을 준비하면서 연관되어 떠오른 생각이 있는데요. 우리는 빵을 좋아하는 사람을 '빵순이'라고 하고 깔끔한 사람을 '깔끔이', 똑똑한 사람은 '똑똑이'라고 지칭하여 부르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바른글쓰기] 적은 우리의 적이다

우리는 중국글자말로 된 명사에 '적'이라는 말을 붙여서 형용사로 만들어 사용할 때가 많습니다. 정치적, 미적, 신적, 예술적, 긍정적, 남성적과 같은 단어가 다 이런 식으로 만든 말입니다. 하지만 중국 사람들이 명사를 형용사를 만들 때 이런 식으로 '적'을 붙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이렇게 한 것일까요? 정답은 일본 사람들입니다. 19세기 후반에 일본 사람들이 영어의 -tic을 번역하면서 '~의'라는 뜻으로 '적'을 붙이면서 '~적'과 같은 단어가 무수히 많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한자를 주로 쓰던 고려 시대나 조선 시대의 기록을 보면 '~적'이라는 표현을 찾을 수 없다고 합니다. '~적'의 표현은 일제 시대 때 처음 사용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말이니까 일단 안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

[단어선택] 지향과 지양

지향과 지양은 헷갈리는 단어입니다. 글로 쓸 때는 그래도 괜찮은데 말로 할 때는 발음만 듣고는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거의 비슷하게 들리죠. 그래서 보통은 문맥으로 판단하게 되죠. 상대방에게 자신의 의사를 정확하게 전달하려면 두 번째 음절에 강세를 주어서 지-향- 혹은 지-양-이라고 발음해야 하죠. 그런데 지향과 지양이 정확하게 무슨 뜻인지 알아보았습니다. 중국글자로 보면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지향(志向) 뜻 지, 향할 향 -> 뜻을 모아 향함 지양(止揚) 그칠 지, 오를 양 -> 그쳐서 올라감 이번에 사전을 찾아보고 '지양'에서 '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하게 알았습니다. 예) 우리는 인종차별을 지양해야 합니다. 이렇게 지양이라는 단어를 쓰면 단순히 인종차별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이상을 ..

'파투'와 '파토'

"파토가 나가지고......" "오늘 약속이 파토나 버렸어! 완전 끝났어!" 라는 말을 저도 자주 사용했었습니다. 정확한 '파토'의 뜻도 모른 채 말이지요. 부끄럽네요^^; 그래서 사전을 찾아 보았는데 '파토'라는 말은 '파투'의 비표준어라고 분명하게 나와있네요. 정확한 단어는 파투였습니다. '파투'라는 단어는 주로 '화투'에서 쓰는 말이라고 합니다. 화투에서의 '화'자는 꽃'화'자이고 여기에 쓰인 한자어 '투'는 싸우다는 뜻으로 '전투'에서의 '투'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즉 '화투'는 48장으로 된 놀이 딱지, 또는 그것으로 행하는 오락이지요. 바로 이 화투 놀이에서 잘못되어 판이 무효가 되는 것을 '파투'라고 하며 여기서 '파'자는 깨뜨리다. 망치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이해가 되었습니다..

'사단이 나다', '사달이 나다'

요즘 인터넷이나 TV를 켜면 참 안타까운 사건 사고 소식들이 많이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실종사건, 사망사건도 그렇고 하루가 멀다하고 들려오는 교통사고 소식도 그렇고요.ㅠㅠ 참으로 안타까운 일들을 접할 때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말로는 "사단이 났네. 사단이 났어"입니다. 그런데 이 말은 잘못된 말로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사달이 났네. 사달이 났어"가 바른 표기입니다. 예전에는 저도 '사단'이라는 단어로 사건.사고를 표현할 때 많이 사용했었는데요. 이 맞춤법이 틀렸다는것을 알고부터 '사달'이라고 사용하고 있으나 많은 사람들이 '사달'이란 단어를 들으면 고개를 갸우뚱하며 잘 이해하지 못하더라구요. '사달'이라는 단어는 문제나 사고, 즉 탈이 생긴 것을 의미합니다. 그럼 '사단'이란 말은 어떤 뜻이 있는지..

[바른글쓰기] 빨간불 파란불

저는 최근에야 비로소 파란불이 왜 파란불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보통 빨간불, 파란불 하니까 알아듣기는 하지만 파란불은 진짜 파란불은 아닙니다. 하도 파란불 파란불 하니까 진짜 녹색불 대신에 파란불로 신호등을 만드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하지만 뭔가 어색하더라고요. 진짜 파란불은 편안함을 주지 않습니다. 녹색불이 켜져야 편안함을 느끼죠. 우리나라말로 녹색을 나타내는 말은 '푸르다'입니다. 이것은 '풀'을 생각하면 됩니다. 풀의 색깔을 우리는 푸른색이라고 하죠. 푸른색은 풀의 색을 의미하는 것이죠. 쉽죠잉~~. 어쩌면 풀의 색이라고 부르다가 푸른색으로 바뀐 것이 아닌가 짐작해 봅니다. 그러니까 파란색과 푸른색은 다른 색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것을 섞어서 쓸 때가 많았습니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바른글쓰기] '아니오'는 아니오. '아니요'가 기여.

며칠 전에 글을 쓰다가 '아니오'와 '아니요' 중 어떤 말이 맞는지 찾아보았습니다. 물론 둘 다 쓰는 말이긴 한데 저는 '예'의 반대말을 찾고 싶었죠. 저는 막연하게 '아니오'가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보통 그렇게 발음을 하거든요. "예 또는 아니오로 대답하세요." 이렇게 말을 하죠. 다음 문장을 읽어보세요. '아니요'에 힘을 주어서요. "예 또는 아니요로 대답하세요." 아마 어색할 것입니다. '요'와 '로'가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거든요. 발음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니오로'가 훨씬 더 부드럽게 발음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예'의 반대말은 '아니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근데 '아니요'라는 말도 있어서 어떻게 '아니오'와 '아니요'를 구분해서 쓸 수 있을까 알아보려고 찾아본 것인데..

'네' 와 '예', '야위다'와 '여위다'와 '여의다'

'네'와 '예''네'와 '예'중에서 어떤것이 표준어일까요?우리나라에서는 '네'와 '예' 모두 표준어이고 그대로 적는 것이 맞습니다. 두 가지를 모두 표준어로 인정하는 것을 복수 표준어라고 하는데요. 1998년 이전에는 대답하는 말은 '예'만이 표준어였다고 합니다. 표기로도 '예'만을 인정했고요. 이후에 표준어 규정이 개정되면서 '네'도 표준어로 인정되었다고 합니다. '야위다' '여위다' '여의다''여위다'와 '야위다'는 같은 의미의 말입니다. 둘 다 살이 빠져 파리하게 된다는 뜻으로 둘의 차이는 '야위다'가 '여위다'보다 느낌이 작은 말이라는 점입니다. 국어에서는 이렇게 모음의 차이만으로 작은 말과 큰 말의 관계를 이루는 말이 많습니다. 촉촉하다/축축하다도 그런 관계이고요.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에 나오..

[단어선택] 미소 대신 방긋 웃음 혹은 잔잔한 웃음

'미소'는 우리가 참 좋아하는 단어 중에 하나입니다. 1990년 대에 유행했던 노래 중에 신승훈 씨가 부른 "미소 속에 비친 그대"라는 곡이 있었습니다. 저도 그 노래를 참 좋아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웃는 모습만큼 보기 좋은 모습이 있을까요? 미소라고 하면 보통은 소리 없이 방긋 웃는 모습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웃다'라는 단어보다 '미소 짓다'라는 표현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상적인 대화에서는 '웃다'라는 말을 많이 쓰기도 하는데요. 글에서는 '웃다'라는 표현보다 '미소 짓다'라는 표현을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왜 그러는 걸까요? 미소는 일본말입니다. 우리가 글에서 '웃음'이라는 말보다 '미소'를 선호하는 이유는 미소가 일본말인 것이 하나의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글을 쓸 때 좀 더 ..

[바른 글쓰기] 며칠과 몇일

국어에서는 '몇 월'과 '며칠'이 올바른 말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몇 월'과 '며칠'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길래 둘을 달리 취급하고 있는 걸까요? '몇+월'이 분명한 '몇월'을 발음해 봅시다. 우리는 이 단어를 [며둴]로 소리 냅니다. 같은 원리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보겠습니다.●옷+이->옷이[오시] 옷+안->옷안[오단]●꽃+이->꽃이[꼬치] 꽃+안->꽃안[꼬단] '옷'이라는 단어 뒤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가 연결될 때 앞말의 받침이 첫 소리 위치로 이동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래서 '옷+이'는 [오시]로 발음됩니다. 그런데 뒷말이 온전한 단어인 경우에 'ㅅ'은 뒷말의 첫소리로 이동할 수 없습니다. 이때 '옷'은 [옫]이란 발음으로 변하고 나서야 'ㄷ'을 뒷말의 첫소리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바른글쓰기] 근거를 두다

근거하다 (X) 근거를 두다 (O) 기본적으로 '근거하다'는 말은 잘못된 말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쓰기 때문에 사전에 들어가 있기는 하지만 중국글자말의 명사에 '하다'라는 동사를 붙여서 단어를 만드는 유행 덕분에 생겨난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근거의 기본 의미는 "어떤 일이나 의견, 논쟁 따위가 나오게 된 바탕이나 까닭"입니다. 중국글자말의 의미를 풀어보자면 '뿌리 근'에 '의거할 거'를 쓰고 있으니까 의거하고 있는 뿌리의 의미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냥 간단하게 뿌리라고 이해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근거하다'는 것은 '뿌리하다'와 비슷한 말입니다. 말이 안 되는 말입니다. '뿌리를 두다'라고 말을 해야 맞겠지요. "그 주장은 어디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입니까?" (O) "..

[바른글쓰기] 한국어에도 가정법이 있을까?

우리말에도 가정법이 있을까요? 국어 문법 시간에 가정법이라는 것을 배우지는 않지만 실제로 우리가 쓰는 가정법이 있습니다. 가정법을 쓰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 알고 있으면 문장을 좀 더 정확하게 구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어의 가정법을 토대로 우리말의 가정법을 설명해 보겠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경우예요. 1. 비가 오면 좋겠다. 2. 비가 왔으면 좋겠다. 1번과 2번은 다른 의미입니다. 1번은 지금 비가 오지 않지만 앞으로 비가 오면 좋을 것 같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2번은 영어의 가정법과 비슷합니다. 가정법 과거와 비슷합니다. 현대 사실의 반대를 가정합니다. 즉 2번 표현은 현재 비가 안 오고 있지만 비가 오고 있으면 좋겠다는 표현입니다. 영어에는 가정법 과거도 있지만 가정법 과거 완료도 ..

[말의뜻] 괜찮아

'괜찮다'는 말은 우리말일까요, 중국글자말일까요? 정답은 우리말입니다. 하지만 중국글자말에서 시작한 말인 것 같습니다. 중국글자말에서 시작했지만 우리말로 변형되어서 고정된 것이지요. '괜찮다'는 공연(空然)하지 않다는 말이 변형된 말입니다. '공연'은 "아무런 까닭이나 실속이 없다"는 뜻이고요. 긍정형으로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에이, 그거 괜히 했네." 여기서 '괜히'가 공연히, 아무런 실속 없이라는 의미가 되겠고요. 괜찮다는 괜한 것의 부정이죠. 그러니까 괜찮다는 말은 아무런 까닭이나 실속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이중부정의 형태입니다. 실속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뜻인데요. 그렇다면 실속이 있다는 뜻이지만 이중부정으로 표현하는 것과 그냥 긍정형으로 표현하는 것은 의미가 좀 다릅니다. 물론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