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그림씨로 씁니다. 이오덕 선생님이 동사를 움직씨로 형용사를 그림씨라고 말하는데, 이 표현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동사나 형용사가 아주 어려운 말은 아니지만 직관적인 느낌을 주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움직씨, 그림씨는 말만 들어도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가 바로 돼서 좋습니다. 다시, 자유로 돌아가죠. 자유는 움직씨로 쓰지 않고 그림씨로 씁니다. 다시 말하면, 자유는 자유하다로 쓰지 않고 자유롭다 또는 자유스럽다로 씁니다.
그런데 자유하다는 말을 종종 쓸 때가 있습니다. 이런 잘못된 사용에 가장 기여를 한 것은 성경인데요.
(요 8:32, 개역)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요 8:32, 개정)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요 8:32, 새번역) 『그리고 너희는 진리를 알게 될 것이며,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개정역 성경이 나오기 전에 요한복음 8:32이 위와 같이 나왔습니다. 자유케 하다는 자유하게 하다의 줄임말입니다. 그래서 기독교인들 중에는 자유케 하다, 또는 자유하다는 말을 자연스럽게 쓰는 분들이 있습니다. 찬양의 가사 중에도 자유하다 또는 자유하네 같은 말이 있습니다. 다행히 개정역과 새번역에서는 자유롭게로 바뀌었습니다.
자유가 그림씨라는 데서 자유는 어떤 일을 행함으로써 달성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인간은 자유로운 상태로 있는 것이 가능합니다. 뭘 해야 자유로운 것이 아니라 사람은 그냥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자유는 그림씨이지, 움직씨가 아니라는 사실. ^^
😁 2021년 최고의 에세이 "빗속을 걸어라" 🥇
빗속을 걸어라
빗속을 걸어라
www.aladin.co.kr
'그바람 글쓰기 교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대기'는 어디서 온 말일까? (0) | 2021.12.22 |
---|---|
[바른글쓰기] 보여집니다/보입니다 (0) | 2021.12.18 |
[단어선택] 사바사바하다/알랑거리다/뒷거래하다 (0) | 2021.12.03 |
‘설레다', '설렘' 어떤 표현이 맞을까요? (0) | 2021.12.01 |
[단어선택] 반항/저항 (0) | 2021.1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