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바람 글쓰기 교실

[단어선택] 붉다/빨갛다

그바람대표 2021. 11. 10. 23:38
"한여름의 뜨거운 태양과 한 해 동안 자신을 스쳐갔던 바람을 모아서 불을 피우듯 단풍나무는 붉게 물드나 봅니다."
- 빗속을 걸어라, p.22 -


가을의 색깔은 참으로 찬란합니다. 그 이유는 울긋불긋 단풍 때문이죠.

1. 단풍나무의 잎은 가을이면 붉게 물듭니다.
2. 단풍나무의 잎은 가을이면 빨갛게 물듭니다.

 


1번과 2번 모두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좀 더 정확한 표현은 1번입니다. 붉다와 빨갛다는 똑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붉다는 불에서 유래한 말이며 붉다->발갛다 -> 빨갛다 로 된 것입니다. 빨갛다는 붉다에서 나온 말이기는 한데, 붉다는 빨갛다를 포함합니다. 빨갛다는 눈에 보이는 빨간 색깔만을 표현하는 말인 반면에 붉다는 눈에 보이는 색깔뿐만 아니라 불의 따뜻한 속성도 포함합니다. 불은 빨간색 불도 있고 파란색 불도 있죠. 대개는 빨간색 불이지만 붉다는 불의 색깔을 표현한 말이기 때문에 빨갛다보다 더 다채로운 색깔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붉은 단풍 나뭇잎이 더 정확한 표현입니다. 노을도 빨간 노을이 아니고 붉은 노을이고요. 심장도 빨간 심장이 아니고 붉은 심장입니다. 붉은 악마와 빨간 악마는 느낌이 다르죠. 하지만 거짓말은 붉은 거짓말이 아니고 새빨간 거짓말이 맞습니다. 빨갛다는 겉에 드러난 색깔만을 의미하기 때문에 새빨간 거짓말은 겉만 아주 번지르르할 뿐 그 안에는 붉지 않다는 의미에서 형성된 말이 아닌가 추측해 봅니다.

붉은 노을, 붉은 단풍, 붉은 심장은 빨간 것을 기본으로 하지만 다채로운 색깔을 함축하고 있고 따뜻함 또는 뜨거움과 같은 온도도 전달해 주는 말입니다.

참고서적: 김경원, 김철호 "국어 실력이 밥 먹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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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을 걸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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