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바람 글쓰기 교실

[바른글쓰기] '었었다'를 어떻게 할 것인가?

그바람대표 2021. 10. 9. 07:55

이오덕 선생님의 "우리글 바로 쓰기 2"를 보면 '었었다'는 우리말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오덕 선생님은 증거를 일곱 가지나 제시하고 있습니다. 대략 요약하면, '었었다'는 예전에는 쓰지 않았던 말인데 어느 순간에 글에 사용되기 시작했다는 것인데요. 그러면 새로 만든 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오덕 선생님은 말느낌이 좋지 않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문장에서 '었었다'를 쓰고 있습니다. 

 

* 그는 토론회에 참석할 때 손바닥에 '왕'자를 썼었다. 

 

제가 볼 때 위의 문장은 말느낌이 그다지 나쁘지 않습니다. 진짜 '었었다'로 쓰면 말느낌이 안 좋죠. 

 

* 그는 고등학교 다닐 때 밤마다 라면을 끓여 먹었었다. 

 

 

위의 문장은 느낌이 안 좋습니다. 좀 바보 같다고 해야 할까요. 어리석게 들립니다. 

 

제 생각에 이 '었었다'는 영어 때문에 생긴 말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었었다'는 현재완료형의 동사 어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 일어난 일이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은 경우를 뜻합니다. 

 

* 그는 토론회에 참석할 때 손바닥에 '왕'자를 썼었다. 

 

이 말은 전에는 '왕'자를 썼는데 요새 열리는 토론회에서는 '왕'자를 쓰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어떤 면으로 보면 이 말은 편합니다. '었'자 하나만 더 넣으면 자신이 하려는 말을 짧게 표현할 수 있으니까요. 문제는 '었었다'입니다. 

 

* 그는 고등학교 다닐 때 밤마다 라면을 끓여 먹었었다. 

 

이 말은 똑같은 글자가 연속해서 나오니까 확실히 이상합니다. 이름씨는 똑같은 글자가 반복하는 경우도 있지만 움직씨의 어미에 똑같은 글자를 반복해서 시제를 표현하는 것은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런 시제를 연속해서 사용하면 '었었다'라는 말은 많이 반복될 텐데, 글이 이상하게 들릴 것이 뻔합니다. 

 

그래서 '었었다'가 꼭 필요한 경우에는 '었었다' 대신에 '~한 적이 있다' 또는 '~한 일이 있다'로 바꾸어 쓰면 좋을 것 같습니다. 보통은 그냥 과거형으로 쓰면 됩니다. 

 

* 그는 토론회에 참석할 때 손바닥에 '왕'자를 썼었다. 

* 그는 고등학교 다닐 때 밤마다 라면을 끓여 먹었었다. 

 

둘 다 아래와 같이 바꾸면 됩니다. 

 

* 그는 토론회에 참석할 때 손바닥에 '왕'자를 썼다.

* 그는 고등학교 다닐 때 밤마다 라면을 끓여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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