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바람 글쓰기 교실

[바른글쓰기] '의'하지 맙시다

그바람대표 2021. 10. 2. 22:28

글을 쓰다 보면 습관처럼 쓰는 말이 있습니다. 습관처럼 쓰기 때문에 잘 모르다가도 자신이 쓴 글을 거듭 읽어 보면 자꾸 쓰는 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요. 그중에 하나가 '~에 의해"라는 말입니다. 이 말은 매우 편한 말입니다. A와 B의 관계를 정확하게 모를 때는 "A에 의해 B가 ~했다"는 식으로 쓰면 대충 말이 됩니다. 그런데 이 말은 일본식 중국글자말투입니다. (이오덕, 우리글 바로 쓰기 2권, 22) 일본말은 '의'라는 말이 정말 많이 들어갑니다. "나의 살던 고향"식의 어구입니다. "자유로부터의 도피", "범죄와의 전쟁", "적과의 동침"과 같은 말에도 '의'가 참 많이 들어가는데요. 그것뿐만이 아니라 '~에 의해'라는 말도 일본스러운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에 의해"라는 말을 쓰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이 말이 무척 모호한 말이기 때문입니다. 글은 명료하게 쓸수록 좋은데 '~에 의해'라는 말은 참으로 두리뭉실한 말입니다. 정치인들이 애매한 말을 쓰는 것을 선호합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모호하게 말을 해야 책임을 벗어나서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오덕 선생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 '~에 의해'는 다음과 같이 적어도 열 가지 이상 다르게 써야 할 우리말을 모조리 내버린다. 그래서 겨레 말을 죽이고, 표현을 모호하게 하고, 한 가지 틀로만 생각하도록 길들인다. 일본이고 한국이고 권력을 잡은 사람들이 중국글자말을 즐겨 쓰는 까닭이 이러하다. 

 

이오덕 선생님은 열 가지 이상 예를 들고 있지만 저는 한 가지 예만 들겠습니다. 

 

1. 그는 산재에 의해 퇴직금으로 50억을 받았다. 

2. 그는 산재를 당해 퇴직금으로 50억을 받았다.

 

1번은 모호한 표현입니다. 2번처럼 바꾸면 훨씬 더 명료하게 뜻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의'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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