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바람 글쓰기 교실

[단어선택] 정열은 열정보다 더 뜨겁다_열정과 정열

그바람대표 2021. 1. 23. 11:44

우리는 정열이라는 말을 자주 쓰지 않습니다. 주로 열정이라는 말을 씁니다. 예전에 유명한 광고 카피가 하나 있었는데요.

 

"사랑과 정열을 그대에게"

 

이 외에는 정열이라는 말을 별로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신학서적을 읽다 보니 "신의 정열"이라는 말이 자주 나와서 '왜 열정이라는 말을 안 쓰고 정열이라는 말을 썼을까?' 하고 궁금했습니다. 둘의 차이는 무엇인지 궁금해서 사전을 찾아봤습니다. 단어를 구성하는 중국글자가 똑같더군요. 

 

열정熱情

정열

 

순서만 다릅니다. 사전에 나온 뜻을 보면 의미가 다르긴 다른데요. 사전을 봐서는 그 둘의 차이를 정확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조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글자의 뜻을 이용해서 풀어보면 열정은 뜨거운 마음이고요, 정열은 마음의 뜨거움입니다. 의미가 좀 다르긴 하죠. 혹자는 열정은 다소 지속적인 감정이고 정열은 순간적인 감정이라고 설명하기도 하던데, 일리가 있습니다.

 

열정은 감정이고 정열은 뜨거움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요. 인간의 감정이라는 것도 오래 지속하지 않을 때가 많기는 하지만 그래도 꽤 지속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순간적으로 마음이 뜨거워지는 것은 정말 금방 식죠. 감정의 열이 금방 식지 않으면 그것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사랑과 정열을 그대에게"의 장면을 떠올려 보죠.

 

 

여기서 정열이라는 단어를 열정으로 바꿀 수 있을까요? 그러기에는 좀 어색하고 어울리지 않습니다. 정열은 순간적으로 폭발하는 뜨거움 같은 것이 느껴지는 단어입니다. 그러기에 "사랑은 정열을 그대에게"라는 카피에서 정열을 열정으로 바꾸면 안 될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신의 정열'이라는 표현은 '신의 열정'이라는 표현과는 다른 뜻을 가집니다. 정열은 마음의 뜨거움이고 열정은 따뜻한 마음이니까요. 열정은 방향성을 가지고 지속적인 경향을 띠고요. 정열은 순간적으로 마음이 울컥하는 뜨거움입니다. 신에게는 열정도 있고 정열도 있을 텐데요. 구분해서 쓸 필요가 있겠지요. 

 

참고로 정열은 자연발생적인 느낌이고요. 열정은 스스로가 그 열기를 더할 수 있도록 감정의 불을 지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열정은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지만 정열은 자기도 모르게 확 타오르는 느낌입니다. 

 

구별해서 쓰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