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바람 글쓰기 교실

[바른글쓰기] 웬만하면 복수하지 마

그바람대표 2021. 1. 11. 09:28

많은 사람 (O)

많은 사람들 (X)

 

 

위의 말은 '많은 사람들'이 꼭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둘 다 맞습니다. 그러나 둘 다 맞는 표현일 때는 더 간단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 글을 쓰는 원칙이기 때문에 위에 있는 표현을 쓰는 것이 더 좋습니다. 

 

* 해변에 많은 사람이 모였다. 

* 해변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두 문장 다 똑같은 의미입니다. 말이라는 것은 똑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면 짧은 말로 표현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겠죠. 말하는 데도 에너지를 써야 하니까요. 실제로 한 번 두 문장을 읽어 보세요. 그러면 위의 문장이 훨씬 더 부드럽게 읽힐 것입니다. 우리말은 효율적인 말입니다. 문장 성분을 굳이 다 갖출 필요도 없고요. 단수 복수도 꼭 맞추지 않아도 됩니다. 충분히 의미가 전달되면 다 뺄 수 있습니다. 여기서 '들'은 군더더기입니다. 글에서 군더더기는 없으면 없을수록 좋은 법입니다. 

 

영어를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은 위의 표현보다 아래 표현이 더 맞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수가 일치되니까요. '많은'의 의미는 복수를 의미하기 때문에 명사도 복수로 '사람들'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 같지만... 아닙니다.

 

* many birds

* many bird

 

당연히 위의 어구가 맞습니다. 영어는 수를 일치시켜야 합니다. 

 

저도 영어공부를 오래 해서 한국어도 수일치를 시켜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연히 복수를 표현할 때는 복수접미사 '들'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 거죠. 마치 영어 복수 명사에 S를 붙이듯이 말입니다.

 

우리말의 명사는 단수 복수 구분이 없습니다. 아마 어렸을 때 국어 시간에 배웠을텐데, 한 번도 제대로 인지해본 적이 없습니다. 글을 제대로 써보기 전에는 이것을 제대로 인지하기 어렵습니다. 영어 선생님이 영어 가르칠 때 한국어와 비교해서 가르쳐 주시면 아마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한국어에 단수 복수 구분이 없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았는데 꽤나 충격적이었습니다. 부끄러운 일이죠. 

 

 

사랑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 사랑하고 싶은 모든 이에게

 

새들이 떼 지어 이동하고 있다. → 새가 떼 지어 이동하고 있다. 

 

풀들이 눕는다 → 풀이 눕는다 (당연히 ㅎㅎ, 김수영 선생님께 고맙습니다.)

 

나는 책들이 많다. → 나는 책이 많다. (여기서 "책들"은 좀 이상하죠?)

 

우리말로 글을 쓸 때, 웬만하면 복수하지 맙시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