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하2] 고전을 읽으라_헨리 데이빗 소로우 "월든"

저는 며칠 전에 코로나 이후의 세계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책을 한 권 빌렸습니다. 책 표지에 요란한 문구를 써 놓은 책이었습니다. 최고의 학자가 쓴 책이고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 1등이고, 또 여러 사람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는 문구가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있었습니다. 저도 찾아보다가 그 책이 많이 팔린 것 같아서 볼 만한 내용이 있나 하고 봤습니다. 그런데 실망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별말 아닌 말들로 지면을 채워서 책을 낼 수 있는지 그 능력이 대단하다 싶을 정도로 읽을 만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우리의 앞날에 어떤 일이 생길지 알기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불확실한 이야기로 가득 채우고 또 현재 상황에 대한 서술이 더 많았는데 그러니까 매우 뻔한 내용들로 꽉 차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새 나와서 막 인기를 끄는 책보다는 고전을 더 좋아합니다. 고전이 고전으로 살아남은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일단 고전으로 살아남으려면 문장이 좋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소설이라고 하면 아무리 이야기가 재미있고 그 당시에 인기를 끌었다고 하더라도 문장이 나쁘면 오래 살아남지를 못하죠. 물론 고전으로 살아남으려면 어느 정도 재미도 있고 인기도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인기가 없었어도 나중에 재발견되어서 인기를 끄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고전은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 봐도 공감이 됩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면 그런 작품은 고전이 되기 어렵습니다. 인간 세상의 보편 진리를 담고 있어야 고전을 살아남게 되죠. 

 

고전은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는 유일한 신탁이며, 그 안에는 가장 현대적인 질문에 대하여 델포이에 있는 아폴론 신의 신탁이나 도도나에 있는 제우스 신의 신탁도 밝히지 못한 해답들이 들어있다. 고전 연구를 그만두는 것은 자연이 낡았다고 해서 자연 연구를 그만두는 것이나 다름없다. 
- 헨리 데이빗 소로우 "월든" p.154-155 -

 

 

 

소로우도 이렇게 고전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고전이 낡기는 했습니다. 그래서 눈에 잘 들어오지 않고 읽고서 소화하기가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그리스도인들이 제일 좋아하는 고전은 성경이죠. 성경은 앞으로도 영원히 고전으로 사라지지 않고 남을 책입니다. 그런데 성경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시간적인 간격 공간적인 간격이 너무 크죠. 그래서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 당시 시대 배경도 알아야 하고 이스라엘의 역사도 좀 알아야 하고 그 당시 주변 정세나 문화도 알아야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있습니다. 급하게 읽고 이해하려고 하다가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별히 21세기 한국 사람이 한국 사람의 관점, 그리고 현대인의 관점을 그대로 가지고 성경을 문자적으로 해석해 버리면 그 의미를 잘못 알기 쉽습니다. 그래서 고전을 읽을 때는 무조건 시간을 좀 들여야 합니다. 시간적 간격 때문에 옛날 고전보다도 최근에 고전이 된 작품들이 읽기 더 좋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고전은 한 번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다시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다시 읽을 때마다 새로운 의미를 발견할 수 있어야 진정한 고전이 되는 것이지요. 소로우가 말한 것처럼 고전에는 가장 현대적인 문제에 대한 해답들이 들어 있을 때가 많죠. 그리고 고전은 생각의 깊이나 사람에 대한 관심과 관찰의 정도가 대단합니다. 읽으면 한 번에 머리에 잘 들어오지는 않는데 일단 들어오기 시작하면 읽으면서 놀라기도 합니다. 고전은 딱딱한 빵과 같습니다. 그러나 잘 씹어서 그 맛을 느낄 수 있다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빵이지요. 고전은 읽기 어렵기 때문에 친구들과 같이 읽으면 좋습니다. 고전은 같이 읽으면서 문장을 기억해서 서로 나누고 같이 의견을 나눌 정도의 좋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책을 같이 읽는 것도 좋은 일이네요. 지금처럼 개인주의가 팽배해 있는 시대에 같이 하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공동체 의식 함양에도 도움이 되겠네요. 

 

오늘 고전을 한 권 선택해서 친구와 함께 읽기 시작하면 어떨까요? 사고와 대화의 수준이 올라가고 삶이 더 풍요로워질 겁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오늘도 좋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