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사는 지혜 '좋하2'

[좋하2] 지금 당장 시를 쓰라_헨리 데이빗 소로우 "월든"

그바람대표 2021. 7. 31. 04:00

좋하를 바꿔 볼까 합니다. 여태까지는 여러 사람의 명언을 사용했지만 이제부터는 책 한 권에 있는 여러 문장을 생각하면서 나눠보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저자가 책을 통해서 한 말을 보면 좀 더 커다란 맥락 속에서 문장을 이해할 수 있고 일관성이 있을 테니까요. 그래서 당분간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에 나온 문장들을 통해 제 생각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이 문장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삶의 가치가 가장 떨어지는 시기에 미심쩍은 자유를 누리기 위하여 인생의 황금 시절을 돈 버는 일로 보내는 사람들을 보면, 고국에 돌아와 시인 생활을 하기 위하여 먼저 인도로 건너가서 돈을 벌려고 했던 어떤 영국 사람이 생각난다. 그는 당장 다락방에 올라가 시를 쓰기 시작했어야 했다.

- 헨리 데이빗 소로우, 월든, p.86 -

 

Image by Gabriele M. Reinhardt from Pixabay  

 

소로우는 젊을 때 돈 버는 일로 자신의 시간을 다 써버리는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동분서주하고 시간을 아껴 가면서 자신의 체력을 몽땅 소진하면서 돈을 버는 사람들에게 "왜 그렇게 열심히 돈을 벌어요?"라고 물어본다면 그분들은 대체로 이렇게 대답할 것 같습니다. "나중에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요." 그렇게 대답하면 소로우는 아마 이런 식으로 다시 물어볼 겁니다. "나중에 하고 싶다는 그것, 지금 해도 될 텐데요. 지금 하세요." 나중에 체력이 떨어지고 혹시 몸이 아플 수도 있고 지력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가장 몸이 팔팔하고 머리도 잘 돌아가고 아픈 데도 별로 없는 지금 하고 싶은 것을 하면 좋을 텐데 왜 불확실한 미래를 바라보면서 좋은 시기를 돈 버는 일로 다 보내는지 소로우는 그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어떤 일을 하기 위해서 정말 돈이 많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소로우가 예로 제시하고 있는 시인의 경우는 굳이 나중에 시를 쓰기 위해 지금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당장 시를 쓸 수 있거든요. 물론 창밖으로 바다가 보이는 작업실에서 여유 있게 커피를 마시며 편안한 안락의자에 앉아서 시구를 구상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정말 돈을 많이 벌어야 하겠지요. 하지만 다락방에 올라가서 당장에 시를 쓸 수 있습니다. 아마 우리가 하고 싶은 일 중에 많은 것들이 그렇습니다. 꼭 돈을 벌어서 나중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생각만 잘 하면 지금이라도 당장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꿈꾸는 일 중 하나가 여행이죠. 돈 벌어서 나중에 여행 다닐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많습니다. 물론 여행을 가려면 돈이 필요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아주 고급스럽게 여행을 갈 것이 아니라면 적은 돈으로도 얼마든지 여행을 갈 수 있습니다. 해외로 여행을 가지 못하면 국내로 여행을 가면 되고 비싼 호텔에서 묵지 말고 저렴한 유스 호스텔 같은 곳에서 숙박을 하면 돈이 많이 없어도 여기저기 여행을 다닐 수 있습니다. 젊을 때 여행을 하면 좀 고생스럽더라도 견딜 수 있는 체력이 있습니다. 나이 들어서 여행을 가는 것은 어렵습니다. 기운도 빠지고 시차 적응도 힘들고 체력도 떨어지고 근육도 줄어들어서 많이 움직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가끔 저는 저희 애들을 보면서 신기하고 부러운 것이 있습니다. 요새 방학이라서 정말 하루 종일 앉아서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보고 있을 때가 있거든요. 부모로서 걱정이 되기도 하는데 한편으로는 그게 되게 신기하고 부럽습니다. 감탄하죠. '어떻게 저렇게 오랫동안 앉아 있을 수 있을까?' 기억해 보면 저도 20대 정도까지는 그게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하루 종일 앉아서 뭔가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게 공부이건 독서이건 영화 관람이건 간에 오랫동안 앉아서 무언가를 해도 몸의 불편함이 없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앉아서 뭘 해야 하는데 오래 앉아 있으면 몸이 견디지를 못해서 생산성이 떨어집니다.

 

그러니까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젊을 때 좀 더 많이 열심히 해야 합니다. 이미 젊지 않은 나이라면 포기해야 할까요? 아니요.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오늘 해야 합니다. 오늘이 내일보다 젊잖아요. 젊을 때 돈도 벌어야 하지만 돈만 벌어서는 안 됩니다. '돈 벌어서 나중에 뭐 해야지'라는 생각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오늘 꼭 시간을 내서 다락방에 올라가서 시를 쓰십시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오늘도 좋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