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하2] 등잔 밑이 어두운 이유_라라

당신이 원하는 것은 
아주 귀하고 또 구하기 어려운 것.
그러나 바로 당신 곁에 있다.

- 라라 -

 

일단 라라가 누구인지 몰라서 좀 찾아봤는데 여전히 누구인지 모르겠네요. 이름이 너무 짧게 나와서 정확히 누구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당신이 원하는 것은 아주 귀하고 또 구하기 어려운 것이라는 라라의 말에 동의합니다. 사람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에서 만족을 느끼지 못합니다. 사람이 가진 욕망의 강도가 워낙 세서 흔하고 사소한 것을 얻었을 때는 행복을 느끼지 못합니다. 희소성이 매우 높은 것을 얻거나 혹은 엄청난 노력을 통해서 원하는 것을 얻을 때 기쁨을 느낍니다. 그런데 그것은 바로 내 곁에 있다는 사실. 내가 원하는 것이 내 곁에 있거나 또는 심지어 내가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발견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등잔 밑이 어두운 이유는 뭘까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내 곁에 있어도 찾지 못하는 이유는 첫째, 그것이 내 곁에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잃어버린 물건을 찾을 때 등잔 밑을 찾지 않는 이유와도 같습니다. 그렇게 잘 보이는 데에 내가 잃어버린 물건이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등잔 밑을 쳐다보지 않습니다. 구석지고 후미진 곳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곳을 찾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귀하고 구하기 어려운 것인데 그것이 내 곁에 있을 리가 없다고 지레짐작해 버리면 아예 주변을 찾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게 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내 곁에 있어도 찾지 못하는 두 번째 이유는, 너무 가까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지나치게 가까이 있는 것은 제대로 볼 수 없습니다. 너무 가까워서 그것을 보더라도 그것이 내가 원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지요. 너무 가까워서 잘 안 보이는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는 남이 가지고 있는 것을 내가 원하는 것으로 판단할 때가 많습니다. 거리를 좀 띄우고 봐야 그것이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인지 알아볼 수 있는데 내가 가지고 있거나 내 곁에 있는 것은 너무 가깝거든요. 

 

달리 말하면, 내가 원하는 것을 내가 가지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첫째, 내가 원하는 그것을 내가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이런 생각이 있어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둘째, 나 자신에게 거리를 두고 스스로를 살펴봐야 합니다. 내가 나에게 너무 가깝기 때문에 내 곁에 있는 것이나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제대로 볼 수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첫째는 생각만 바꾸면 되는데 둘째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자신에게 거리 두는 연습을 해야 나와 내 주위를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은 자기 자신과 너무 붙어 있거든요.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에서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은 "홀로 있는 것을 배우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사랑을 하려면 대상이 있어야 하는데 왜 홀로 있는 것을 배워야 한다고 했을까요? 프롬이 말한 홀로 있기란 혼자서 밥 먹고 혼자서 술 먹고 혼자서 영화 보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말합니다. 마치 다른 사람을 관찰하듯이 자기 자신을 관찰하는 거죠. 감각적 쾌락을 즐기면 홀로 있는 시간에 자기 자신을 제대로 볼 수 없습니다. 홀로 있는 시간은 자기 자신과 거리를 두는 시간입니다. 자기 자신을 멀리서 바라보는 시간이죠. 그 시간이 꼭 필요한 이유는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귀하고 중요한 것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주는 것인데, 내가 풍요로워야 타인에게 내가 가진 것을 나누어 줄 수 있습니다. 내가 심하게 결핍이 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그가 가진 것을 뺏고 싶겠지요. 

 

내가 원하는 것은 아주 귀하고 또 구하기 어려운 것인데, 바로 내 곁에 있습니다. 거리를 두고 잘 찾아보십시오. 이거는 꼭 발견해야 합니다. 그래야 제대로 사랑할 수 있고 그래야 잘 살 수 있습니다. 

 

등잔 밑에 있을 리가 있다, 없다? 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오늘도 좋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