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사는 지혜 '좋하2'

[좋하2] 천국의 계단_미켈란젤로

그바람대표 2021. 7. 24. 14:00

미켈란젤로는 참 대단한 사람입니다. 미켈란젤로가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에 그린 그림의 작품수가 무려 12,000점입니다. 그것도 1508년에서 1512년이라는 불과 4년 정도에 그린 그림의 수가 그렇습니다. 게다가 천장에 그린 그림인데요. 정확한 작업 과정은 모르겠으나 천장에 바로 그린 것 같은데 12,000점의 작품을 4년 정도의 시간에 그린 것은 정말 굉장한 일이고 고된 작업이었음에 분명합니다. 그렇게 많은 작품을 그렸는데도 작품 하나하나가 허투루 그린 것이 없습니다. 아담과 하느님이 손을 뻗어서 닿을락 말락 한 '아담의 창조'와 같은 작품이 가진 상상력과 표현력은 500년이 지난 지금의 예술가들도 가히 따라가기 힘들 정도입니다.

 

그런데 정말 딱 드는 생각이 이런 것이죠. '어떻게 이렇게 웅장하고 아름다운 작품을 그릴 수 있었을까?' 작가는 자신의 마음에 있는 것을 꺼내서 보여 주는 사람들입니다. 배우는 마음에 없는 것도 연기할 수 있는 사람이지만 작가는 보통 자신의 마음속에 품고 있는 것을 밖으로 꺼내서 표현하는 사람입니다. 미켈란젤로가 아름다운 그림을 그렸다는 것은 그의 마음속에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다는 것인데요. 그는 천지 창조의 순간을 직접 목격한 사람도 아니고 성경에서 서술하고 있는 사건 중 어느 하나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경험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가 그린 그림은 아름다운 천국을 묘사한 것 같습니다. 천국을 직접 가보지도 않았을 텐데 어떻게 이게 가능했을까요?

 

내 영혼은 지상의 아름다움을 통하지 않고서는 천국에 이르는 계단을 찾을 수가 없다. 

- 미켈란젤로 -

 

 

미켈란젤로가 한 말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지상의 아름다움을 통해서 천국의 계단에 이르렀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세상이라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물론 지역에 따라서 차이는 좀 있겠지만 적어도 우리는 하늘과 해와 달과 별, 그리고 구름과 바람을 공유하고 있고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물과 흙과 바위와 산, 그리고 다양한 동식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매 순간 세상의 아름다움에 감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런 순간들이 자주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과 미켈란젤로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보통 사람들은 아름다움을 느끼는 순간 잠깐 감탄하고 지나치지만 미켈란젤로는 그 순간 멈춰서 천국의 계단을 찾아 그 위로 올라갔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천국의 계단이라는 말에서 잠깐 멈춰서 생각해 봤습니다. 옛날이었으니까 계단이라는 말을 썼겠지만 요새 같은 때라면 천국의 엘리베이터라는 말을 쓸 수 있지 않을까요? 천국에 오르는 엘리베이터는 없을까요? 꼭 계단으로 가야 할까요? 요새 같이 덥고 또 마스크까지 써야 하는 상황에서는 계단에 오르는 것이 정말 고역이거든요. 그러니까 엘리베이터가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상상을 했습니다. 천국에 이르는 엘리베이터 어떻습니까? 아니면 천국에 이르는 헬리콥터는 어떻습니까? 아무리 높아도 몇 분 안에 도착할 것 같지 않습니까? 

 

계단이 힘들다는 느낌을 주기는 하지만 천국은 엘리베이터보다는 계단으로 가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힘들게 올라가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아름다운 미술 작품을 감상할 때 시간이 필요하듯이 지상의 아름다움을 통해 천국을 맛보기 위해서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지상의 아름다움은 일종의 문입니다. 천국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알려주는 표지판 같은 것이죠. 그 문을 통해서 한 걸음 한 걸음 계단을 올라가면 그 아름다움의 근원을 발견할 수 있을 테고요.  아마도 미켈란젤로는 수시로 그곳에 도달해 자신의 마음을 아름답게 물들였던 것 같습니다. 

 

요새 날씨가 무척 덥습니다. 2021년 7월 22일 목요일에는 섭씨 37도, 체감 온도 39도라고 하던데요. 아마 며칠간 이런 날씨가 쭉 이어질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하늘이 파랗고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올라서 여름 하늘이 이토록 아름다웠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입니다. 천국에 이르는 계단의 문이 크게 열렸습니다. 올라가기만 하면 됩니다. 올라가서 영혼에 아름다움을 가득 채우고 내려옵시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오늘도 좋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