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은 일본말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일본말이 아니라 일본글에서 온 말입니다. '등'은 사람이나 사물을 여럿 열거할 때 쓰는 말이죠. 그런데 우리나라 말에는 '등'이라는 말이 없었습니다. 우리말로는 '들', '따위'와 같은 말을 썼는데 일제 시대를 거치면서 '등'이 '들'과 '따위'를 완전히 대체하게 되었습니다. 일본말로는 '나도'라고 발음하면서 글자로는 '等'등을 썼는데 일본글에 나온 중국글자를 우리말로 읽으면서 '등'이 된 것입니다.
* 개, 고양이 등의 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많습니다.
여기 '등'이 잘못된 것입니다. 이렇게 바꾸면 됩니다.
* 개, 고양이와 같은 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는 어떨까요?
* 나는 김 팀장, 박 과장, 이 대리 등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럴 때는 다음과 같이 바꾸면 됩니다.
* 나는 김 팀장, 박 과장, 이 대리 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우리가 하도 '등'을 많이 써서 이런 식으로 글을 쓰는 경우가 별로 없기는 한데 사전을 찾아 보면 '들'의 용법에 다음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다음 사전에서 가지고 왔습니다.
들: 두 개 이상의 사물을 벌여 말할 때, 그 마지막 명사 뒤에 쓰여, 열거한 사물 모두를 가리키거나 그 밖에 같은 종류의 사물이 더 있음을 나타내는 말.
예1) 요즘에는 한겨울에도 포도, 수박, 참외 들을 먹을 수 있다.
얘2) 우리 가게에서는 옷 외에도 신발, 화장품, 액세서리, 모자 들을 팔고 있다.
복수 명사를 만드는 '들'과는 다릅니다. 마지막에 쓴 명사 다음에 한 칸 띄고 '들'을 쓰면 됩니다. 저도 '등'을 참 많이 썼는데요. 이제는 우리 모두 '등'을 보이지 맙시다.
참고서적
이오덕 "우리글 바로쓰기 2" p.8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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