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바람 글쓰기 교실

[단어선택] 잔치를 열어 볼까?_축제/잔치

그바람대표 2022. 4. 18. 07:11

코로나 때문에 문을 닫고 온라인 수업을 하던 대학교가 2022년 봄학기에는 대부분 열었습니다. 그래도 아직 축제를 열지는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대학교에서 봄이나 가을에 축제를 많이 하는데요. 이 축제라는 말, 일본말입니다. 글자를 보면 그 의미도 그리 좋지 않습니다. 사전에 나온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어떤 대상이나 분야를 주제로 하여 벌이는 대대적인 행사.
2. 정해진 날이나 기간을 축하하여 흥겹게 벌이는 의식이나 행사.


이것은 사전에 나온 의미이고요. 축제祝祭를 이루는 중국글자를 보면 '빌 축'에 '제사 제'를 씁니다. 축제는 제사를 의미하고 좀 더 정확하게 설명하면 시끄러운 제사를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대학교 축제는 무엇을 시끄럽게 빌고 있는 제사일까요? 우리는 제사를 시끄럽게 지내지 않기 때문에 축제라는 말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제사를 축제로 지내기 때문에 이런 말을 쓰는 것입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하는 행사도 OO축제와 같은 말을 많이 쓰는데 축제가 시끄러운 제사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말을 쓰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축제 대신에 잔치라는 우리말을 쓰면 좋겠습니다.

잔치: 기쁜 일이나 축하할 일 따위가 있을 때, 음식을 차려놓고 여러 사람이 모여 즐기는 일

 

 


잔치의 어원은 분명하지 않습니다. 여러 가지 가설이 있는데 그중에 하나는 '잔채'에서 나온 말로 여기서 '채'菜는 중국글자로 나물이나 반찬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즉 여러 가지 음식을 차려 놓고 행사를 벌이는 일, 또는 그 음식 자체를 잔치라고 불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전에서 밝히는 의미에서도 음식을 차려놓는다는 말이 들어간 것 같습니다.

모든 행사에 음식을 차려놓지는 않으니까 축제를 잔치라는 말로 무조건 대체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벚꽃 축제를 벚꽃 잔치라는 하는 것은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은데 좀 어색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벚꽃 축제 대신 벚꽃 잔치라는 말이 나을 것 같기는 합니다. 좀 더 적당한 말이 있으면 좋을 것으로 보이는데 딱 떠오르는 말이 없네요. 축제 대신에 잔치, 그리고 잔치는 음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정도로 기억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