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구와 욕망의 차이점이 무엇일까요? 욕구는 필요한 것을 바라는 것입니다. 배가 고프면 음식이 필요합니다. 먹고 싶은 욕구가 생기게 되는 것이지요. 이런 욕구가 없으면 사람은 죽을 수 있습니다. 배가 고픈데 음식을 먹고 싶은 욕구가 없다면, 목이 마른데 물을 마시고 싶은 욕구가 없으면 사람은 죽습니다. 욕망은 필요한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바라는 것입니다. 욕망은 욕구와 구별해서 이해하자면, 욕망은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바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실 사전을 찾아보면 둘의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욕구 欲求: 무엇을 얻고자 하거나 무슨 일을 하고자 하는 바람
욕망 欲望: 무엇을 가지거나 하고자 간절하게 바람
욕구는 영어로는 needs입니다. 필요죠. 욕망은 desire입니다. desire의 어원을 살펴보면 de는 down을 의미하고 sire는 별을 의미합니다. desire는 별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이게 왜 바람이 되었는지 신기합니다. 상상해보면, 별이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그것을 가지고 싶은 마음을 품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욕망에서 '망'望도 잘 보면 별은 없지만 중국글자 안에 달이 있습니다. 달이 없어지는 것을 서서 바라보는 사람을 형상화한 글자가 '망'望자라고 합니다. desire와 느낌이 비슷합니다. 먼 곳에 있는 것을 바라보면서 그에 대한 동경이나 소유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욕구도 '구'求자를 잘 봐야 합니다. 이 '구'求가 동물을 가죽을 형상화한 글자입니다. 옛날에는 동물의 가죽은 사람들이 모두 갖고 싶어 하는 필수품이었기 때문에 이 '구'求가 찾는다 또는 바란다는 의미가 된 것이죠.
잘 생각해보면 욕구와 욕망은 의미가 많이 다릅니다. 욕구는 항상 존중받아야 하지만 욕망은 존중받아야 할 때도 있지만 억제해야 할 때도 많습니다. 욕구는 가치 판단에서 떠나 있습니다.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이니까요. 하지만 욕망에 대해서는 가치판단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욕망이 꼭 나쁜 것은 아닙니다. 사람이 꼭 필요한 것만 바라고 살지는 않거든요. 필요하지 않은 것을 바람으로써 위대한 일을 해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욕망이 심하면 망할 수 있습니다.
욕구와 욕망이 헷갈릴 때도 많이 있기는 합니다. 욕구가 어느 순간에 욕망으로 넘어가기도 하고요. 반대로 욕망이 욕구가 될 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에게는 가방이 필요합니다. 물건을 넣어서 다니려면 가방이 필요하죠. 가방을 가지고 싶은 것은 욕구입니다. 그런데 명품 가방을 가지려고 하는 것은 욕구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것은 욕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가지고 싶은 것이죠. 욕구가 욕망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만약에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그 명품 가방을 가지고 다닌다면 그 비싼 가방을 가지는 것은 사회에서 평등한 대우를 받기 위한 필수 조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 가방을 가지고 싶은 바람은 욕망이 아니라 욕구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어렵죠? 그래서 욕구와 욕망을 막 섞어 쓰나 봅니다. 하지만 욕구와 욕망은 구분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가진 바람이 욕구인지 욕망인지 생각해보고 만약 그것이 욕망이라면 그 바람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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