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바람 글쓰기 교실

"정말 외람되오나..." 지금이 조선시대인가요?

쥬드코알라 2022. 3. 26.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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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지요? 당선자가 결정되었고요. 그리고 얼마 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사 발표 당시 취재진과 윤석열 당선자의 질의응답 장면이 언론을 통해 보도 되었는데요. 여기서 한 기자가 대장동 특검법안 처리 방침을 밝히면서 “윤석열 당선자께서 특검에 동의한다는 말씀도 하셨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한 윤 당선자 입장을 물으며 “정말 외람되오나”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대통령 당선자는 “진상규명을 위한 어떠한 조치라도 해야 한다”고 답했고요.


잠깐만요! 여기서 기자가 본인의 질문 앞에 붙인 말인 '외람되다'는 뜻은 '하는 짓이 분수에 지나치다'라는 의미입니다.
즉 누군가에게 어떤 말을 할 때, 말을 하는 입장에서는 상대방에게 공손한 느낌도 들게하지만 따져보면 뭔가 위축되어 있고 자기 자신을 한없이 낮추어 표현하는 말이지요. 그렇기에 우리가 TV 사극에서 보아 알 수 있듯이 조선시대 왕을 대하는 신하정도가 이런 말을 사용했던 것이겠지요.
그런데 국민의 알 권리를 대변한다는 기자가 대통령 당선인의 취재를 위해 공적인 브리핑룸을 찾았음에도 마치 '질문'이 대단한 양해를 구해야 하는 행위인 것처럼 자신을 낮추고 사과하듯 발언한 것은 예의를 갖추기 위한 표현이라고 보기에는 지나친 행동이었다고 보여집니다.

기자로서 질문조차도 눈치를 보면서 해야 하는 세상은 정말 끔찍한 현실을 대변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 영상을 보니 국민의 입장으로서 왜 저렇게 질문을 하지? 라는 생각과 함께 좀 불편하더라고요.
당선인에게 답변을 들은 기자는 "성은이 망극하옵니다."라고 대답해야 할까요?^^; 잠깐! 여기서 방금 사용된 "망극하옵니다"에서 "옵니다", "옵소서"등의 표현도 주로 옛말투에 쓰이며 "부디 이 어리석은 백성들을 두루 살피시옵소서"처럼 요즘 시대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말이지요.

국가의 주인은 국민입니다! 국가 지도자에 대한 지나친 극존칭 보다는 분명하고 정확한 의사 전달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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