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다 보면 이런 말을 써도 되나 싶을 때가 있습니다. "나한테 왜 이래?"라는 말은 대화에서 자주 하는 말이죠. 여기서 제가 궁금한 말은 '한테'라는 토씨입니다. 과연 이 말을 글에도 써도 되는지 그게 궁금했습니다. 이런 말을 쓰면 지나친 구어체 문장이나 또는 틀린 문장으로 보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쓰기가 좀 꺼려졌죠.
'한테'는 '에게'의 통속적인 말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런 설명에 따르면 '한테'와 '에게'는 똑같은 말인데 '한테'는 더 천한 말이라서 웬만하면 사용하지 말라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나한테 왜 이래?"와 "나에게 왜 이래?"를 비교해 보면 전자가 훨씬 더 감정이 실려 있는 말입니다. '한테'를 다음 사전에 찾아보면 이렇게 설명이 나옵니다.
한테: 유정 체언의 뒤에 붙어, 그 행위의 시킴을 당하는 대상임을 나타내는 부사격 조사
'한테'의 뜻이 아홉 가지 나오는데 그중에 가장 대표가 될 만한 의미가 위에 나온 정의입니다. 정의에 보면 유정 체언이라는 말이 무엇인지 또 궁금한데요. 저는 처음 들어보는 말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찾아보니 유정 체언이란 감정이 있는 체언이라는 뜻입니다. 사람은 감정이 있는 유정 체언이죠. 돌멩이는 감정이 없는 무정 체언입니다.
1. 나한테 왜 이래?
2. 나에게 왜 이래?
그래서 그런지 1번이 더 감정이 실려 있는 살아 있는 말로 들립니다. 그러면 돌멩이에게는 이 말을 쓸 수 없을까요?
* 돌멩이한테 화풀이하지 말아라.
'한테'가 유정 체언 뒤에만 붙을 수 있다면 '돌멩이'라는 단어 뒤에는 붙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위의 문장을 읽어 보면 꽤 자연스러운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전체 문장에 감정이 실려 있기 때문에 '한테'라는 토씨가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틀린 것 같지 않아요. 이렇게도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테'는 감정이 실려 있는 토씨라서 학문적인 글에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외의 글에는 적절하게 사용하면 글을 더 생동감 있게 만들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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