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은 '의'라는 토씨를 잘 쓰지 않습니다. '의'가 많이 들어 있는 문장은 우리말답지 않은 문장입니다. 원래 우리는 토씨 '의'를 잘 쓰지 않았는데 일본 강점기에 일본말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의'가 막 들어왔습니다. 이오덕 선생님은 우리가 '의'를 잘 쓰지 않는 이유는 발음하기 어려워서 그런 것 같다고 말합니다. (이오덕, 우리글 바로 쓰기 1, 122) 우리말과는 달리 일본말은 '의'에 해당하는 말을 "노"라고 발음합니다. 발음이 쉽죠. 그래서 일본 사람들은 '의'를 부담 없이 자주 사용합니다.
이오덕 선생님이 드는 대표 사례는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입니다. "나의 살던 고향"은 일본식 말인 것이죠. "내가 살던 고향"이라고 해야 우리말다운 표현이 됩니다. 이 외에도 '의'는 불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대개는 아예 없애 버려야 더 자연스러운 표현이 됩니다.
* 서로의 꿈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 서로 꿈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아래 문장이 더 자연스러운 우리말식 표현입니다. 하지만 '의'를 없애면 문장이 어색해지거나 뜻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 그 여자가 허위로 재직증명서를 작성했는지의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
* 그 여자가 허위로 재직증명서를 작성했는지 조사해야 한다.
제가 헷갈리는 것 중에 하나여서 적어 보았습니다. 위의 두 개 문장을 보면, 물론 아래쪽에 있는 것이 좋은 문장입니다. 그런데 제가 글을 쓰면서 고민했던 것 중 하나가 "그 여자가 허위로 재직증명서를 작성했는지" 다음에 "를"을 넣어야 하는지 안 넣어도 되는지였습니다. 영어로 말하면 명사절을 목적어로 쓴 문장인데 뭔가 연결해주는 낱말이 있어야 할 것 같았거든요.
* I like that he studies hard.
위의 문장에 that이 필요한 것처럼 말이죠.
* 그 여자가 허위로 재직증명서를 작성했는지를 조사해야 한다.
이렇게 써도 말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를"을 안 써도 말이 된다면 안 쓰는 게 맞습니다. 우리말은 명사절을 이끄는 말을 안 쓰는 것을 허용하고, 안 써도 말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면 쓰지 말아야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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