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바람 글쓰기 교실

[단어선택] 초미의 관심사?

그바람대표 2021. 8. 11. 11:02

"초미의 관심사"는 자주 쓰는 말 중에 하나입니다. 저도 종종 이 말을 쓰기는 했는데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고 썼습니다. 저는 "초미의 관심사"가 아주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니더군요. 사전에는 다음과 같이 나옵니다.

 

초미(焦眉): (주로 ‘초미의’의 꼴로 쓰여) 눈썹에 불이 붙었다는 뜻으로, 매우 위급함을 이르는 말. 출전은 불교의 《오등회원(五燈會元)》이다.

 

 

그스를 초, 눈썹 미를 씁니다. 그러니까 초미의 관심사는 매우 급한 관심사라는 뜻입니다. 눈썹이 타고 있다면 관심을 빨리 가져야 하는 상황이죠. 그런데 저는 '초미'라는 말과 '관심'이라는 말이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눈썹이 타고 있다면 빨리 꺼야 할 일이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일은 아닐 텐데요. 정확히 어떤 배경에서 초미라는 말이 매우 위급함을 뜻하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초미와 관심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관심은 마음이 있다 또는 마음이 걸쳐 있다 정도의 의미인데 느긋하고 여유 있고 은근한 느낌을 줍니다. 초미의 일이나 초미의 사건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매우 급한 일이라는 뜻이지요. 

 

'초미의 관심사'라는 말 대신에 '매우 급한 관심사'를 쓴다면 어울리는 문장이 별로 없습니다. 뭔가 어색한 느낌을 줍니다. 중국글자말을 줄이고 우리말을 쓰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말을 정확하게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