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바람 글쓰기 교실

[바른글쓰기] 수십 명/수십여 명

그바람대표 2022. 6. 7. 16:17

1) 광장에 수십여 명의 사람이 모여 있다. 

2) 광장에 수십 명의 사람이 모여 있다. 

 

수십여 명이라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위에 있는 1번과 2번 문장을 보면 두 문장이 주는 의미는 같습니다. 수십 명과 수십여 명을 구분할 수 없습니다. '수십 명'이라는 표현 자체가 정확한 숫자를 알지 못해서 모호하게 표현한 것인데 거기에 굳이 '여'를 붙여서 더 모호하게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여'라는 말은 중국글자인데 餘입니다. '남을 여'이고요. '여'를 써야 하는 상황이 있습니다. 

 

* 경기장에 화난 관중 십여 명이 뛰어들어왔다. 

 

이럴 때는 '여'를 쓰는 것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이 때도 '여' 대신에 우리말 '남짓'을 쓰면 좋겠죠. 

 

* 경기장에 화난 관중이 열 명 남짓 뛰어들어왔다. 

 

이 문장도 조금 더 손을 볼 수 있습니다. 보통 한, 두, 세... 와 같은 말 뒤에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쓰고 1, 2, 3... 뒤에는 '명'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그렇다면 다음과 같이 바꿀 수 있습니다. 

 

* 경기장에 화난 관중이 열 사람 남짓 뛰어들어왔다. 

 

다음 사전에 보면 '명'에 다음과 같은 예문이 있습니다. 

 

1) 약속 장소에 사람이 열 명 정도 모였다.
2) 여러 명이 힘을 모으면 못 할 일이 없다.

 

 

이 문장들도 얼핏 보면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다음과 같이 바꾸어 보죠. 

 

1) 약속 장소에 열 사람 정도 모였다. 

2) 여러 사람이 힘을 모으면 못 할 일이 없다. 

 

이렇게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명'이 사람을 세는 '단위'이기 때문에 사람이라는 말을 빼고 '명'을 쓰는 것은 사실 어법에 맞지 않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1) 마차를 말 두 필이 끌고 있었다. 

2) 마차를 두 필이 끌고 있었다. 

 

2번은 이상하죠. '필'이 말을 세는 단위이기 때문에 앞에 '말'이라는 것 없이 '필'을 쓰는 것이 이상합니다. 마찬가지로 '명'도 단독으로 쓰면 맞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명'이라는 단위는 사람을 셀 때만 쓰기 때문에 단독으로 써도 뜻이 전달되기는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