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바람 글쓰기 교실

[단어의뜻] 재미있다

그바람대표 2022. 6. 16. 08:43

저는 '재미'라는 단어를 좋아합니다. 인생의 진로를 선택할 때 '재미'를 따라갔습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재미있을까? 이것이 저의 질문이었습니다. 삶이 안정되어 있을 때도 재미가 없다고 느끼면 과감히 방향을 틀었습니다. 누군가 저에게 "지금 그 일을 왜 하고 있지?"라고 물어본다면 제 대답들 중 하나는 이것입니다. 재미있으니까. 

 

그런데 재미는 과연 무슨 뜻일까요? 사전에는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1) (기본 의미) 아기자기하게 즐거운 기분이나 느낌.

2) 이익이나 성과.

3) 안부를 물을 때에, 지내는 형편이나 살아가는 맛 따위를 이르는 말.

 

제가 주로 사용하는 뜻은 3번이겠네요. "살아가는 맛"이 있다는 의미로 저는 재미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재미는 우리말일까요, 아니면 중국글자말일까요? 재미는 우리말이기는 하지만 중국글자에서 온 말이라고 합니다. 중국글자 자미(滋味)에서 온 말이라고 하는데요. '불을 자'滋에 '맛 미'味를 씁니다. 불어나는 맛이라는 뜻이죠. '불을 자'를 보면 왼쪽에 '물 수'가 있고 오른쪽에 '이 자, 검을 자'玆가 있습니다. 물을 주어서 식물이 막 자라나서 검게 보일 정도가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시 정리하면, '자미'는 자라나는 맛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미'라는 단어가 따로 있기도 합니다. 사전에 찾아보면 자미는 다음과 같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미(滋味) : 자양분이 많으며 좋은 맛. 또는 그런 음식.

 

그런데 자미라는 말은 거의 쓰지 않는 말인 것 같습니다. 예문을 거의 찾을 수가 없습니다. 

 

재미는 '자라나는 맛'으로 이해하면 되는데요. 

 

예) 주식 투자해서 재미 좀 봤니?

 

위의 예문은 "주식 투자해서 돈이 불어났니?"의 뜻이겠죠? 

 

불어나다, 자라나다의 뜻으로 재미를 쓰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재미있다'는 말은 느낌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맛이라는 것이 그런 것이죠. 맛은 논리로 판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맛있다, 맛없다는 직감입니다. 내 몸이 좋아한다 또는 싫어한다는 것은 그냥 일차원적으로 느끼는 것이죠. 

 

"이 일이 재밌다."

 

이 문장을 저는 다음과 같은 의미로 사용합니다. 

 

"이 일이 나에게는 참 맛있는 음식처럼 참 좋고, 뿐만 아니라 이 일을 통해서 내 안에서 뭔가가 자라나는 기분이 들어서 좋다."

 

'재미'는 제가 참 좋아하는 단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