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선택] 안일과 안이, 그러면 안삼은?

안일과 안이는 비슷한 뜻으로 사용한다. 보통 이렇게 많이 쓴다. "그 문제를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거 아냐?" 그런데 이 문장에서 안일 대신에 안이를 써도 뜻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 "그 문제를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는 거 아냐?" 그렇다면 두 단어의 뜻은 거의 비슷할까? 비슷한 면도 있지만 좀 다르다.

 

안일 安逸 : 편안하고 한가로움. 또는 편안함만을 누리려는 태도.

안이 安易 : 너무 쉽게 여기는 태도나 경향이 있다. 근심이 없이 편안하다.

 

정확한 뜻을 알기 위해서는 중국글자를 들여다봐야 한다. '안일'의 '일'은 숨다 또는 달아나다의 뜻을 가지고 있다. '안이'의 '이'는 '쉬울 이'다. 따라서 안일은 편안함을 위해서 숨거나 달아나는 것을 의미하고, 안이는 편안하고 쉬운 것을 의미한다. 안이보다 안일이 좀 더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이는 긍정적인 뜻으로도 쓰인다. 

 

1) 일을 안이하게 처리하다.

2) 안일과 나태에 젖은 생활.
3) 안일에 빠지다.

 

일을 안이하게 처리했다면 너무 쉽게 생각하고 설렁설렁했다는 뜻이 된다. 한편 일을 안일하게 처리했다고 한다면 일찍 퇴근하려고 대충 일을 끝내고 도망갔다는 뜻을 내포할 수도 있다. 2번 문장에서 안일을 안이로 바꾸면 좀 이상하다. 안일은 현실에 직면하지 않고 편하게 지내려고 도피하는 의미를 지닌다. 안이는 중립적이거나 긍정적인 의미로 쓰이기도 하기 때문에 2번 문장에 안일 대신에 쓸 수 없을 것 같다. 3번도 마찬가지다. 안일에 빠질 수는 있을 것 같은데 안이에 빠질 수는 없을 것 같다.

 

안일과 안이를 찾아보고 안삼이라는 단어가 있는지 궁금했다. 찾아보니... 안삼은 없다. ㅎㅎ 그런데 안사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