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바람 글쓰기 교실

[올바른단어] 만에 하나/만의 하나

그바람대표 2023. 8. 15. 22:58

글을 쓰다 보면 헷갈리는 단어가 있다. 평소에는 모르고 막 써도 되는데 글로 쓸 때 이게 맞나 하고 생각해야 하는 단어들이 종종 있는데 '만에 하나'도 그중에 하나다. 말로 할 때는 '만에 하나'와 '만의 하나'는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조사로 쓰는 '의'를 '에'로 발음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만의 하나'를 '만에 하나'로 발음하면 틀린 것일까? 아니다. 이와 같은 경우에 '의'를 '에'로 발음하는 것을 허용한다. '의'의 발음은 생각보다 복잡한데 우리는 잘 인식하고 있지는 않다. 어차피 대충 말해도 다 알아듣기 때문이다. '의'를 '에'나 '이'로 발음해도 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래서 '만의 하나'나 '만에 하나'는 거의 똑같이 발음한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쓸 때는 다르다. 엄연히 '의'와 '에'는 다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맞을까? '만에 하나', 그리고 '만의 하나' 둘 다 맞춤법에 맞는 말이다. 

 

'만의 하나'는 1/10000이라는 말이다. 아주 적은 확률을 의미한다. 굳이 %로 말하자면 0.01%이다. 정말 일어나기 힘든 확률이다. '만의 하나'와 같이 '천의 하나' 또는 '백의 하나'와 같은 말도 쓸 수는 있다. 잘 쓰지는 않지만. '천의 하나'는 1/1000이고 '백의 하나'는 1/100이다. 

 

그렇다면 '만에 하나'는 무슨 뜻일까? 아마도 '만에 하나'는 '만의 하나'가 변형된 말이 것으로 보인다. 말로 계속 전달되다 보니 아마도 들리는 대로 '만에 하나'라는 말이 생기지 않았을까 싶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만에 하나'가 관용구로 등록되어 있다고 한다. 

 

https://m.korean.go.kr/front/onlineQna/onlineQnaView.do?mn_id=216&qna_seq=247477&pageIndex=1 

 

국립국어원

축소 확대 온라인가나다 상세보기 만에 하나 만의 하나 질문 작성자 KSH 등록일 2022. 6. 6. 조회수 2,276 만에 하나: 매우 드묾 만의 하나 가능성이 매우 적은 경우 원래 관용구로 만에 하나가 있었고

m.korean.go.kr

 

그렇다면 '만의 하나' 또는 '만에 하나' 둘 중에 아무거나 쓰면 될까? 물론 아무거나 써도 틀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만에 하나'라고 말할 때는 정말 1/10000의 확률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적은 가능성을 의미하는 관용구로 쓰는 것이다. 따라서 '만에 하나'라고 쓰는 것이 더 나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야 0.01%의 가능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적은 가능성을 뜻하는 관용구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 줄 수 있다. 

 

정리하자면, 원래는 '만의 하나'가 맞는 말인데 그 말이 '만에 하나'라는 관용구로 굳어지면서 둘 다 맞는 말이 되었고, 글로 쓸 때는 '만에 하나'로 쓰는 것이 더 낫다.